한달새 4곳···시너지효과 노려 잇단 결합
이재구 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zdnet.co.kr
2009.12.15 / PM 04:23
[지디넷코리아]상위 랭커로 진입하지 못한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회사들이 생존과 성장을 위해 잇따라 인수합병(M&A)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EE타임스·월스트리드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달 20일 익시스의 자일로그 인수발표를 시발로 14일 피닉스 소재 온세미가 캘리포니아마이크로디바이스(CMD) 인수를 발표하기까지 총 4건의 M&A도미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가히 보기 드문 이 미국발 반도체업계 M&A 도미노는 재료에서 장비, 통신,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전력칩, LED등 반도체관련 전분야를 망라하는 다양한 기업들을 포괄하고 있다.
이 M&A의 특징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재료와 장비의 결합, 또는 통신칩설계회사에 확장형 칩이 결합되는 등 기존 사업의 보완,또는 강화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이들 반도체 기업은 글로벌 반도체 상위 20위권에 한참 못미치는 중소형 기업이어서 잇단 합병의 성격은 생존과 성장의 차원으로 규정할 수 있다.
지난 달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한달 새 M&A를 발표한 기업과 인수대상기업은 ▲온세미(휴대폰·자동차 전력반도체) ▲캘리포니아마이크로디바이스(CMD,무선·컴퓨터·가전용 ASIC)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반도체재료) ▲세미툴(화학증착·에칭장비) ▲브로드컴(무선통신팹리스) ▲듄네트웍스(확장형 광대역통신칩) ▲익시스(전력반도체·혼합신호칩) ▲자일로그(MCU) 등 총 8개사다.
특히 이 M&A에는 35년전 설립돼 마이크로컨트롤러 칩의 대명사로 명성을 떨쳐 온 자이로그가 겨우 6천200만달러에 익시스에 인수돼 기업의 명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계 반도체 산업은 세계 금융위기를 맞은 지난해 급격한 하강세로 고통받아 왔지만 최근 경기회복 조짐,수요증가에 따른 반도체 가격 정상화로 M&A에 따른 시너지효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온세미의 CMD인수(12월 14일)
오디오와 휴대폰자동차·휴대용전자제품에 사용되는 전원공급용 반도체회사인 온세미가 캘리포니아마이크로 디바이스(CMD)를 1억800만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온세미에게 인수되는 CMD는 LED와 반도체보호기기를 만드는 회사로 밀피타스에 소재하고 있다. CMD의 주가는 지난 주 3달러5센트에 마감됐으며 14일 온세미의 CMD인수가 발표되면서 장시작과 함께 주가가 올랐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소재의 반도체 회사 온세미는 이번 거래규모는 지난 11일 마감된 장세보다 54% 높은 주당 4달러 70센트에 주식을 매입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온세미는 “두 회사의 기업간 거래 승인은 이사회를 거쳐 내년 1분기 중 완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케이스 잭슨 온세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번 인수를 통해 무선,컴퓨팅,가전관련 시장의 제품 보호용 주문형특수반도체 애플리케이션 라인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시스, 자이로그 5200만달러에 인수(12월 7일)
전력반도체 및 혼합신호칩 개발회사인 익시스는 지난 7일 새너제이 소재 자이로그를 6천24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35년전 설립된 마이크로컨트롤러분야의 선구자인 자이로그는 지난해 공장설비 부분 매각, 올초 35%의 인력감원 등 뚜렷한 쇠락의 모습을 보여왔다.
익시스는 자일로그의 주중 주가 3달러52센트에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3달러58센트에 주식을 매입키로 했다. 익시스는 “인수 후에도 자일로그 주주들의 승인을 얻어 자일로그 브랜드를 보존할 것이며 내년 1분기 중 합병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신,의료,자동차,대체에너지,가전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익시스는 이미 지난 해 5월에 주당 4달러50센트를 제시하며 자일로그 인수에 관심을 보여 왔다.
익시스는 이번 결합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칩 양쪽 부문에서 모두 강점을 지니게 됐다고 말했다. 네이던 좀머 익시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익시스의 핵심전력공급솔루션과 자일로그의 핵심 마이크로컨트롤러기술이 결합해 현재와 미래를 위한 전혀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컴의 듄네트웍스 인수(11월 30일)
통신용 팹리스칩 업체인 브로드컴은 지난 달 30일 데이터센터네트워킹 장비용 솔루션업체인 듄네트웍스를 1억7천800만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브로드컴은 이 거래가 두 회사 이사회의 승인을 마쳤으며 내년 3월31일 이전까지 종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니베일 소재 듄네트웍스는 이스라엘에서 창업한 회사로서 데이터센터네트워킹장비용 스위치섬유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칩하나로 포트당 10Gbps까지 밴드대역속도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1만개이상의 서버(포트)를 연결할 수 있는 확장 칩셋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마틴 런드 브로드컴 부사장은 “듄스의 솔루션은 이더넷제품과 결합해 우리의 데이터센터네트워킹 장비 솔루션을 증강시켜주면서 클라우드컴퓨팅 망 요구에 대응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세미툴 인수(11월 20일)
반도체칩재료 회사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연말까지 현금 3억6400만달러을 지불하고 세미툴의 인수를 마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세미툴 인수금액은 주당 11달러로 환산한 것이다.
이에따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한때 사업을 펼치다가 수년전 그만 둔 전자화학증착(ECD)시장에 재진입, 웨이퍼패키징레벨의 비즈니스를 타깃으로 해서 사업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세미툴은 구리·금·납 및 다른 금속을 이용한 전자도금분야의 ECD시스템과 실리콘웨이퍼 에칭 및 세척등 표면처리분야 장치, 웨이퍼반송컨테이너클리닝 시스템 분야의 장비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세미툴은 스프레이클린의 8%,웨이퍼패키징분야에서 9%, 구리전자화학증착시장의 24%를 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