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01월 01일 ]
고부가가치 반도체로 각광받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시장에서 외국계 선두 업체들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중저가 시장에서는 대규모 양산 능력을 갖춘 일부 업체가 가격 경쟁을 주도하고 있고, 스마트폰용 고부가 PMIC 시장도 선두 업체가 싹쓸이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실리콘마이터스·실리콘웍스 등 국내 PMIC 업체들이 서둘러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TI·맥심 등 외국계 PMIC 선두 업체들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우선 중저가 PMIC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 양상이 수위를 넘어섰다. 근래 중저가 모바일용 PMIC와 LCD 디스플레이·백라이트유닛(BLU) 구동용 PMIC는 가격이 40~70센트까지 떨어졌다. 가격 하락은 TI가 주도했다. TI는 지난해부터 200mm(8인치) 웨이퍼 생산 공정(팹)을 300mm(12인치) 공정으로 전환했다. 웨이퍼 크기를 키우면서 생산 원가를 대폭 낮췄다. 자체 팹을 이용해 설계 기간도 단축했다. 맥심 역시 지난 2010년부터 300mm 팹에서 PMIC를 양산했다. 실리콘마이터스 등 국내 업체는 여전히 200mm 웨이퍼 팹을 이용하고 있다. 동부하이텍과 하이닉스는 아직까지 300mm 웨이퍼 팹 생산 계획이 없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자체 팹이 없어 설계 후 테스트·양산까지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세계 모바일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로 고착화된 것도 가격 인하를 부추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능과 가격에 대한 양사의 요구 수준이 한층 높아진 데다 TI가 저가격 정책을 쓰면서 거의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에 공급되는 고성능 PMIC는 국내 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영역이다. 모바일용 고성능 PMIC 시장을 석권한 맥심인티그레이티드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익을 내는 이유다. 갤럭시S3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PMIC는 현재 1달러를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 이에 따라 맥심은 올해(6월 결산 기준) 영업 이익률이 22.25%에 육박했다. 국내 PMIC 업체 실리콘마이터스는(작년 말 기준) 13%에 불과했다. 올해는 영업 이익률이 이보다 더 떨어질 전망이다.
조규형 KAIST 전자공학과 교수는 “스위칭파워와 극저잡음(LDO) 레귤레이터를 10개 이상 집적하면 간섭·노이즈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성능 PMIC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국내 업계의 시장 진입이 늦었던 탓에 앞으로도 상당기간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출처: 전자신문 (http://www.etnews.com/news/device/device/2699666_1479.html)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