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누군가 취미를 물어보면 저는 “공부”라고 대답 합니다. 보통 이렇게 말하면 다들 짜증내죠. 하지만 진짜예요. 항상 책을 들고 다니죠. 어떻게 합니까~ 정말 공부가 재미있는걸요. 하지만 자주 허무함을 느껴요. 예를 들면, 책 한 권을 읽는 도중에는 이 책만 다 읽는 다면 무언가를 깨우치고 나 자신이 어느 수준에 올라 설 수 있을 거라 기대하죠. 하지만 정작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수준은 제 눈높이에 있고 더 이상 목표가 아닙니다. 허무하죠.
지난번에 “고수와의 거리”라는 글을 썼었죠.
이러한 느낌을 절묘하게 표현한 에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이니셜D 는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거예요. 대사 하나하나가 캬~ 하고 감동했죠.
그 대사중에 InitialD 4st 18화중에서 분타(주인공 아버지)와 유이치(주유소사장인 분타친구)간에 타쿠미(분타 아들)에 대한 이야기 하는 부분을 옮겨 봤어요.
[InitialD 4st 7화중에서 타쿠미와 아버지(분타)와의 배틀장면]
[InitialD 4st 18화중에서 유이치(주유소 아저씨)와 분타(타쿠미 아버지) 와의 주유소 대화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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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타 : 그녀석 매일 아침 아키나의 다운 힐에서 굉장히 힘들 배틀을 하고 있어
- 유이치 : 뭐 누구랑?
- 분타 : 또 다른 자신과
- 유이치 : 또 다른 자신?
- 분타 : 응, 팔육에 탔을 때는 앞서 달리는 가상의 임프레자를 필사적으로 쫓고 임프레자일 때는 반대로 뒤에서 쫓아오는 팔육으로 부터 죽을 힘을 다해 도망치고 있어 코스를 꿰고 있으니까 두대의 차이를 정확히 알 수 있을거야 코너에서 코너까지 몇킬로미터 정도의 스피드 차가 난다던가 하는...
- 유이치 : 그녀석 정도의 감각이 되면... 그렇겠군.
- 분타 : 그것이 반복돼서 어느정도 긴 구간이 되면 몇 초의 차이로 몇 미터 정도의 차간 거리가 벌어질 거라는 자세한 것 까지 알수 있어 팔육일 때는 아마도... 앞 유리창 너머로 도망치는 임프레자의 이미지가 분명하게 영상으로 보일거야.
- 유이치 : 왠지, 대단하군. 매일 배틀을 하는 드라이버는 프로중에서도 흔치 않을거야 그렇게 열심히 한다면 팔육과 임프레자의 차이를 처음보다 훨씬더 잘 알게 되지 않을까?
- 분타 : 그렇게 생각해?
- 유이치 : 응.
- 분타 : 하지만 잘 생각해봐. 타쿠미가 어느날 팔육을 타다가 뭔가 새로운 발견을 했다고 치자 그것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주행라인이어서 몇 초의 콤마가 빨라졌다고 치자 하지만 다음날부터 임프레자도 같은 라인으로 달리게 되는거야.
- 유이치 : 힘들겠네. 어디까지가도 따라 잡을 수 없는 상대를 따라 가는거야?
- 분타 : 예전의 타쿠미는 팔육만이 절대적인 기준이었지만 그 기준이 하나에서 둘이 된것에 큰 의미가 있어 뭐랄까... 과장되게 말하면 테크닉의 세계관이 달라진거야. 점과 점을 연결하는 하나의 선상에 무한의 점이 있듯이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경험이 자신감과 기술을 만들듯이 타쿠미는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온거야. 물론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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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bigzero.egloos.com/762522
- 제 글인줄 아셨죠...ㅋㅋㅋ 제 취미가 "공부"라니요...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아주 재미있게 본 글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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