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6일 화요일

요즘 남자들이 목매는 명품이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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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자들이 목매는 명품이 있다는데…?

회사원 정지송(41) 씨는 얼마 전 해외여행 전 공항 면세점의 명품 브랜드 토즈 매장에 들러 600달러짜리 구두를 장만했다.

여행 일정이 잡히자마자 면세점 홈페이지에서 눈여겨봐 둔 제품이다.

정씨는 아내와 자녀 1명을 둔 가장이지만 연봉의 10% 정도를 명품 쇼핑에 쓴다.

미국 유럽 등 현지의 명품 클리어런스 세일(Clearance Sale) 일정을 꿰는 그에게 명품은 곧 ‘여행 히스토리’다.

대한민국 남성들의 명품 사랑이 깊어지고 있다.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명품이 급속히 대중 속으로 파고들면서 정씨처럼 평범한 직장인 명품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 여기에는 ‘꽃남’ ‘꽃중년’ ‘초식남’ 등 남성들의 외모 가꾸기 열풍도 한몫했다.

‘나’를 위한 가치 소비를 시작한 남성들에게 명품은 자기만족의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요즘 대한민국 남성들이 왜 명품에 열광하는지, 또 그들이 목매는 명품은 무엇인지 들여다봤다.

▶요즘 남자, 이래서 명품 산다=1995년 명품에 처음 눈을 떴다는 정씨와 같은 골수 명품족의 명품 사랑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한다는 것. 명품 구두를 예로 들면 가죽창으로 발이 편하고, 바느질이 꼼꼼하며, AS가 잘돼 10년 이상 신을 수 있다.

그래서 경제적이라는 논리다.

또 남과는 다른 ‘나’를 꿈꾸는 이들에게 명품은 더이상 과시를 위한 사치품이 아니다.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고, 자신의 취향을 대변해주는 투자의 대상으로 통하고 있다.

자신을 위한 ‘가치 소비’에 눈뜨기 시작한 남성들이 술, 담배를 할 돈을 아껴 명품을 구입하는 또다른 이유다.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 비중이 30%에 달하는 명품 신사복 브랜드 ‘빨질레리’의 권기혁 차장은 “요즘 젊은 남성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가꾸는 것을 중시해 슈트를 구입할 때도 평소 눈여겨본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이 뚜렷하다”면서 “특히 슬림한 실루엣과 그레이시 브라운, 그레이시 블루 등의 투톤 컬러, 강한 줄무늬 디자인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요즘 남자, 이런 명품 입는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남성복 명품 브랜드는 ‘브리오니’ ‘키톤’ ‘스테파노리치’ 등을 꼽을 수 있다.

1200만~1400만원대의 키톤은 특히 40~60대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다.

500만~1200만원 수준의 브리오니와 스테파노리치도 주고객은 40대 이상이다.

이들 업체는 그러나 최근 젊은 고객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스테파노리치를 수입하는 갤러리아백화점의 문경남 바이어에 따르면 40대 이상의 고객은 한줄 주름의 바지를 많이 찾는데 선호하는 길이는 갈수록 짧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또 투버튼이나 사이드 벤트(뒤트임이 양쪽에 두 개) 재킷, 화이트, 블루 계열의 단색이나 줄무늬 셔츠 등도 인기 품목이다.

타이는 물방울 무늬의 블루 컬러를 가장 선호하며 다음은 레드, 핑크 순이라고 문 바이어는 전했다.

슈트는 나이에 상관없이 네이비와 그레이 색상이 베스트셀러다.

30대의 경우 보라색이나 글렌 체크, 헤링본 무늬 등도 선호한다.

폴로, 랄프로렌, 브룩스 브라더스, 톰브라운, 톰포드 등의 명품 브랜드로 이른바 ‘꽃남 스타일’의 프레피룩을 연출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네이비 재킷과 버튼 다운 셔츠(남방)에 사선 무늬 타이를 매고, 슬림한 발목 길이의 카키색 팬츠를 입은 뒤 타셀 슬립온 슈즈로 마무리하면 멋스럽다.

씨어리, DKNY맨, 니나리치 등의 준(準)명품 캐주얼 브랜드도 강세다.

그중에서도 가죽 바이커 재킷과 블루종 재킷은 명품족들의 필수 아이템이다.

재킷은 코튼 또는 코듀로이(골덴) 소재에 주머니가 있고, 깃에 단추나 가죽 스트랩을 단 캐주얼한 디자인이 강세다.

또 카디건 대신 레드, 오렌지 등 밝은 색상의 조끼와 슬림한 니트가 유행하고 있다.

▶남성 명품족, 시계와 가방에 ‘꽂히다’=남성 명품족들은 액세서리와 소품에도 열광하고 있다.

그 대표주자는 시계. 200만~400만원을 호가하는 티쏘와 300만~500만원 하는 ‘브라이틀링’ ‘태그호이어’ 등의 브랜드는 젊은 남성들의 로망으로 통한다.

나이 지긋한 멋쟁이 신사들은 ‘롤렉스’ ‘까르띠에’ 등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좀 더 선호한다고 한다.

‘볼’ ‘포티스’ 등 쟁쟁한 명품 브랜드도 편집숍을 통해 마니아들 사이에 사랑받고 있다.

가장 유행하는 디자인은 프레임이 큰 은색 스틸 시계. 시계판 색상은 형광 파란색, 형광 주황색 등 감각적인 디자인이 인기다.

또 전자시계 ‘쿼츠’보다 무겁고 비싸지만, 품격 있는 기계식 시계와 묵직한 남성미가 느껴지는 빅다이얼 시계도 반응이 좋다.

수입시계전문 유통업체인 우림FMG의 황선호 대리는 “다른 액세서리를 하기 쉽지 않은 남성들에게 명품 시계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면서 “중국에서 고가 시계가 보이도록 왼쪽 소매를 1인치 짧게 한 명품 셔츠가 대유행이라는 소식은 이를 극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명품 가방 열풍도 거세지고 있다.

보험회사 직원이나 샐러리맨들이 주로 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것은 옛말이다.

요즘엔 남성들도 캐주얼, 정장 등 스타일에 맞춰 멋스러운 가방을 드는 것이 대세다.

특히 비즈니스 캐주얼에 어울리는 빅백이나 빅팩의 인기가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것. 백화점에서 ‘잘나가는’ 브랜드로는 ‘월가의 유니폼’ ‘CEO 가방’ ‘오바마의 가방’ 등의 별칭이 붙은 명품 가방 브랜드 ‘투미’가 꼽힌다.

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 명품관에 위치한 투미 매장은 지난해 12월 매출이 전년 대비 70% 가까이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도 30% 이상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명품 잡화 담당 최정원 과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출장 때마다 들고 다닌 투미 가방은 여성 고객들이 선물용으로 선호한다”고 말했다.

아직 국내에 선보이지 않은 오르비안코 가방도 가죽 스트랩에 직물 소재로 가볍고 수납성이 좋아 30대~40대 초반을 중심으로 마니아가 늘고 있다.

▶요즘 남자가 목매는 명품 구두와 안경은=남성 패션을 완성시킨다는 구두에 대한 명품족들의 관심도 뜨겁다.

‘페라가모’ ‘발리’ ‘구찌’ 등 토털 패션 브랜드의 제품 외에 수제화로 명성이 높은 ‘크로켓앤존스’ ‘벨루티’ 등 남성 구두 전문 브랜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유행하는 색상은 브라운, 라이트 브라운 등 점차 과감해지는 추세다.

앞코 부분에 구멍을 뚫거나 재봉으로 W자형으로 장식한 윙팁 형태의 옥스퍼드화는 정통 슈트에 잘 어울려 선호된다.

흔히 ‘방울 구두’ 타셀(술장식) 슬립온은 여성적인 느낌이 강해 타이트한 슈트보다는 풍성한 비즈니스 캐주얼과 코디하면 좋다.

또 로퍼(끈없는 구두)는 비즈니스 캐주얼, 진, 면 팬츠 등을 입을 때 신으면 제격이다.

명품 안경도 남성들 사이에 액세서리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뿔테’로 유명한 세계적인 안경 전문 브랜드인 ‘알랭미끌리’와 뉴욕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인 ‘톰포드’ ‘필립림’ 등의 제품이 강세다.

복고풍이 유행하면서 모서리가 둥근 뿔테가 각광받고 있다.

이 뿔테를 요즘 유행하는 브리티시 캐주얼과 매치하면 60년대 모던 보이풍을 연출할 수 있다.

각을 부드럽게 처리한 사각형 뿔테도 인기 있다.

또 색상은 검정, 브라운 외에 레드, 블루 등이 부상하고 있으며 모자이크, 마블링 등의 복고 무늬도 히트 예감 디자인에 꼽혔다.

알랭미끌리 관계자는 “남성 고객이 여성보다 2~3배 많다”면서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나만의 안경’을 원하는 남성들이 디자인과 품질을 겸비한 명품 안경을 구매하는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m.com)

201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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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10/01/25/201001250013.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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