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1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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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조세현의 스타 & 얼굴>장애를 넘는 인어공주-김지은
[문화일보 2008-09-03 15:00]


예쁘다. 그녀의 첫인상이다.

솔직히 예쁘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누구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얼굴인데, 말 한마디 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첫눈에 예쁘고 호감이 간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한여름을 들볶았던 지난 올림픽 시즌을 통틀어 한국을 대표한 선수들의 이미지를 한번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었지만, 장애인올림픽을 앞둔 요즈음 장애선수들과 비장애선수들 중 '가장 예쁜' 국가대표 선수 한 명을 이제는 소개할 때가 된 듯하다. 6일이 바로 제13회 장애인올림픽 개막식인데 어쩌면 태극기를 들고 입장할지도 모를 그녀는 바로 수영 국가대표 선수 김지은이다.

사람을 두고, 그것도 스포츠인을 두고 예쁘다는 외모만을 자꾸 강조하는 작가를 어쩌면 언짢은 눈빛으로 바라볼지도, 혹은 장애인도 예뻐야만 대접받는 건 아닌가 하고 비아냥거릴지도 모르지만 내가 만난 김지은은 우리 사회에서 절대 다수인 비장애인을 모두 포함하더라도 정말 예쁜 얼굴이기 때문에 주위의 시선을 고깝게 느끼지 않을 자신이 있다.

더군다나 연예인이 아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대한민국의 대표 선수이기에 더더욱 자랑스럽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지은의 예쁜 얼굴은 우선 시원스럽게 생긴 눈빛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마치 타고난 운동선수처럼 정직하고 선명하게 생겨서 누구한테라도 호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그런 눈빛 때문에 운동선수로서의 도전과 모험을 즐기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반듯한 이마와 가지런한 이목구비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쉽게 말 붙이기 힘든 상대로 여겨질지는 몰라도 일단 친해지거나 말을 붙이고 나면 얼마나 잘 웃는지, 그냥 그 웃음만 바라봐도 상대가 행복할 지경이다. 이 정도면 정말 예쁘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장애인으로서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겠지만, 한번도 자신을 장애인이라고 느낀 적 없다는 말은 영원히 그의 삶을 행복하게 할 것 같다. 힘들 때마다 쉽게 포기하고 어려운 처지를 마치 인생의 큰 굴레마냥 체념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의 이 아름다운 삶의 철학은 많은 꿈과 교훈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수영선수 김지은의 역할은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펠프스나 박태환 선수 못지않다. 비록 물 밖에서는 발걸음을 잘 조절하지 못해 걸음걸이가 불편하지만, 물속에서는 비장애인 선수들과 경쟁하더라도 더 빨리 헤엄쳐 갈 수 있는 그의 존재가 정말이지 예쁜 얼굴 못지않게 사랑스럽지 않은가.

'팀 코리아'의 한 명으로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올림픽 출전 선수 전체를 대표하는 미인으로 여겨지는 그지만, 그래도 작가로서 욕심나는 가장 예쁜 그의 사진은 아마도 수영 경기가 막 끝난 직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카메라를 들고 베이징의 '워터큐브'로 그를 만나러 간다.

iconstudi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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