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50㎜ 미만의 초슬림 TV 시제품들이 선을 보인 이후, 최근 시장에서 평판 TV 간 두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8월30일~9월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마케팅 중심 전자제품 전시회 'IFA 2008'은 두께를 중심으로 한 TV 업체들의 '디자인 경연장'을 방불케 할 만큼, 초슬림 경쟁으로 달아올랐다.
세계 TV 3대 기업인 삼성전자, 일본 소니, LG전자가 초슬림 액정표시장치(LCD) TV와 함께 두께를 줄일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유닛(BLU) 기술을 중점 소개했다. 여기에 일본 샤프, 파나소닉과 유럽의 강자 필립스까지 두께 경쟁에 몰입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IFA 2007과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소비가전전시회(CES) 2008'이 초슬림 TV 경쟁의 전초전이었다면, 이번 IFA 2008은 본격적인 시장에서 경쟁을 알리는 개막식과 같은 자리가 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가장 얇은 부분의 두께가 9.9㎜인 소니의 LCD TV '브라비아 ZX1'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적정두께로 대형액자 스타일 연출…'무선연결 전쟁'도 대비
지난 2월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뱅크가 디스플레이 전문가 패널 77명을 대상으로 소니의 28㎝(11인치) 크기 발광다이오드(OLED) TV 'XEL-1'을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는 흥미로운 결과를 나타냈다.
참여자들은 두께 3㎜의 XEL-1에 대해 두께가 가장 매력적(21%)이라고 응답했다. 3㎜ 두께에 대해선 적절하다는 응답이 83%로 대다수였으나, 나머지는 너무 얇고 부러지기 쉽다는 응답을 보이기도 했다. 즉 102㎝(40인치) 이상 대형 TV에선 무조건 얇은 게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유추해볼 수 있다.
소니가 조만간 출시할 ZX1 LCD TV는 102㎝ 크기로 세울 수도 있고, 벽에 걸 수도 있도록 했다. 방송신호 수신을 위한 튜너는 무선으로 분리한 미디어리시버에 탑재했다. 지금까지 국내 삼성전자, LG전자는 해외 기업들의 튜너 분리형 초슬림 TV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튜너를 유선으로 분리하거나 받침대 부분에 탑재할 경우 두께는 얇아도 디자인 면에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삼성전자 임원은 "이러한 튜너 분리형 제품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니는 튜너를 무선으로 분리함으로써 디자인을 한층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미디어리시버를 30m 이내 거리에서 거실에 자유롭게 배치하면서도, 초고화질(풀HD) 방송을 수신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한 것.
뿐만 아니라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 단자를 TV가 아닌 미디어리시버에 탑재함으로써 더 깔끔하고 간편하게 게임기, MP3플레이어, 캠코더 등을 TV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길을 끈다.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 USB메모리 등을 미디어리시버에 연결해 TV를 대형 디지털 액자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물론이다.
소니의 전략은 다가올 거실의 무선화를 미리 추구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무선 HDMI 및 무선 USB,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 블루투스 등이 차츰 도입되면서 거실의 디지털기기들은 연결선 없이 통신을 하면서 고화질 영상들을 주고받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번에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이 무선 HDMI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는 밝힌 것처럼, 거실의 '무선연결 전쟁'은 머지않아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디자인·마케팅 기반 초슬림 TV 경쟁결과 주목
세계 TV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LG전자의 LCD TV(두께 44.7㎜)와 유사한 44.4㎜의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 초슬림 TV를 선보였다. 또 핵심고객들만을 대상으로 두께 9㎜ 미만의 132㎝(52인치) 크기 대형 초슬림 LCD TV도 보여줬다.
시장에서 초슬림 평판 TV 경쟁의 관건은 적절한 가격과 조화로운 디자인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것. 삼성전자가 올해 선보이고 있는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 TV, 앞면과 뒷면의 열정적인 검정과 빨강 색상이 조화를 이루는 LG전자의 '스칼렛' LCD TV는 프리미엄 제품이면서도 '제값'을 한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디자인에 초슬림이란 '무기'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슬림형 TV 시장경쟁에서 어느 정도 활약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이번 IFA 2008에서 필립스는 LED를 적용해 두께가 8㎜에 불과한 81㎝(32인치) 디스플레이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크기가 작고 TV 튜너를 분리한 모니터 용도의 제품이란 점에서 향후 시장에서 가치에 대해선 의문시되는 상태.
이밖에 샤프가 22~44㎜ 두께의 '아쿠오스 XS' 시리즈를 선보이며 동시에 제품 출시에 나섰다. 파나소닉은 CES 2008에 이어 24.7㎜ 두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를 전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초슬림 PDP TV로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LCD TV 기업들이 초슬림을 구현하기 위해 백라이트 유닛(BLU)으로 적용하고 있는 LED는 환경 친화적이면서 고화질, 고효율을 구현한다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현재 널리 쓰이는 냉음극 형광램프(CCFL)보다 고가라는 게 단점.
3㎜ 두께의 소니 XEL-1처럼 LCD·PDP TV보다 한층 더 얇은 두께를 자랑하는 OLED TV 역시 높은 가격 때문에 대중화되진 못하고 있다. 초슬림 TV의 경쟁흐름이 가격과 디자인, 마케팅 등과 복합적으로 결합돼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제품판매 성적표가 어떻게 갈릴지 계속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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