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나 노트북으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하는 사람은 모니터나 스피커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더구나 요즘에는 화질과 음질을 개선한 블루레이나 HD급 콘텐츠도 보급되면서 더 큰 크기 모니터나 좋은 사양 스피커에 관심을 갖게 된다.
PC스피커는 PC에서 나는 소리를 출력하는 장치다. 소리만 내면 된다는 생각에 대부분 PC 구입자는 소홀히 생각하지만 고사양 콘텐츠를 재생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마우스, 키보드, 스피커 등 다양한 PC 주변기기로 친숙한 로지텍(www.logitech.com)에서 PC스피커 Z-5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전방향 스테레오 스피커(Omnidirectional Stereo Speaker)로 가장 큰 특징은 '전방향'이다. 즉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고르게 사운드를 전달하는 것. 이 기술로 인해 CES2009에서 혁신상까지 받았다.
■ 모든 방향으로 퍼트리는 깨끗한 소리
기존 PC스피커는 대부분 일반 스테레오 어쿠스틱 기술을 적용해 한 방향으로 소리를 집중하는 지향성이다. 스피커가 향하는 방향에 따라 들리는 소리에 차이가 있다는 얘기. 즉 스피커를 앞으로 했을 때와 옆으로 했을 때 들리는 소리가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Z-5는 모든 방향으로 고르게 소리를 내는 전방향(omnidirectional) 어쿠스틱 기술을 적용했다. 제품 외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모든 방향에서 소리가 난다. 이는 홈시어터 스피커 시스템에 적용하는 포워드 앤 백워드 파이어링 드라이버(Forward And Backward Firing Drivers)를 적용한 것. 실제로 스피커를 가운데 두고 한 바퀴 돌아도 모서리 부분을 제외하고는 같은 음질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 전원과 오디오 소스 케이블을 합친 USB 케이블로 연결이 간편하다. 연장선을 함께 제공해 두 유닛을 멀리 놓고 사용하기도 좋다. | 연결도 쉽다. 전원과 오디오 소스 케이블을 하나의 USB 포트로 통합했다. PC는 물론 노트북에도 USB 포트만 연결하면 바로 인식해 소리를 들려준다. 선이 다소 굵긴 하지만 복잡한 PC 주변에 선을 하나라도 줄이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비어있는 오디오 단자에 다른 스피커나 이어폰을 꼽아도 작동하는 것은 Z-5뿐이다. 물론 Z-5만으로도 충분한 소리를 감상할 수 있으니 상관없기는 하다.
Z-5는 24비트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전달해 사운드 왜곡을 최소화한다. 실제로 들어보면 전체적인 볼륨은 조금 작지만 맑고 깨끗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2.1채널 PC스피커의 경우 우퍼에서 나오는 저음이 전체 소리를 덮어 뭉쳐지거나 안개 낀 듯한 음색을 들려주기도 하고 2채널은 받쳐주는 저음부가 없어 날카로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반면 Z-5는 각 유닛 아래에 있는 우퍼가 저음역대를 부드럽게 받쳐줘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소리를 낸다.
특히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 느낄 수 있는 공간감은 우수하다. 물론 5.1채널 이상 되는 스피커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여느 2채널 PC스피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준다.
■ 특징을 그대로 나타내는 디자인
디자인은 Z-5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준다.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4각형 기둥 모양의 유닛 2개로 이뤄졌는데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인 '전방향'을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물론 원기둥이 가장 효율적이겠지만 전체 크기와 내부 설계의 문제가 따른다.
모든 방향에서 소리가 나기 때문에 옆면 대부분을 검정 천 실드로 둘러쌌다. 은색 테두리를 기준으로 아래 부분은 우퍼를 내장하고 있다. 두 유닛 모두 앞쪽은 로지텍 로고, 뒤쪽에는 에어홀이 있다. 메인 유닛 뒷면에는 USB 포트와 다른 유닛, 외부 기기 연결 단자가 있고 앞에는 전원 여부를 나타내는 표시등이 있다. | | 전면에는 은색 테두리 아래로 로지텍 로고만 위치해 깔끔한 이미지다. 단 메인 유닛에는 왼쪽에 전원 여부 표시등이 있다. | | | 뒷면에는 에어홀이 있다. 그 아래로 유닛 연결선이 보인다. | 메인 유닛에는 에어홀 아래 USB 케이블, 외부 기기 입력 단자, 유닛 연결 달자가 있다. |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실드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광택 하이그로시 재질을 사용했다. 크기는 8.3×8.3×25.4cm, 무게는 1.5kg으로 쉽게 들고 다닐만한 수준은 아니다. 물론 PC스피커를 들고 다니면서 듣지는 않으니 상관없겠지만.
여럿이 같은 PC에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 좋다. 하지만 모든 방향에 같은 소리를 내는 Z-5는 어디에 두어야 할까? 제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려면 PC가 설치된 곳 중간 좌우에 둬야 할 것이다.
물론 회의실처럼 중앙에 테이블이나 책상이 있다면 그 위에 올려두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은 방 한 가운데 테이블이나 선반이 없다. 그렇다고 바닥에 두면 4각 기둥 디자인으로 인해 신경 쓰인다. 넘어져 실드가 찢어질 가능성도 크다.
기존 PC스피커처럼 모니터 옆 벽에 몰아두자니 기능이 아깝다. 차라리 모서리 부분에서 소리가 약해지는 점을 보완하고 반원 형태를 취하는 것은 어떨까. 벽에 붙여 놓을 수도 있고 소리 내는 범위도 유지할 수도 있지 않을까.
메인 유닛 뒤쪽에는 고무마개로 막혀있는 외부기기 연결 단자가 있다. 고무 재질을 선택해 신경 쓴 듯 하지만 단자를 사용할 때는 그 작은 고무마개 둘 곳이 없다. 본체와 연결돼 있다면 분실 위험이 줄지 않을까. 사소한 것이지만 이러한 작은 배려가 감동을 주기도 하는데.
| 외부기기 연결 단자가 있다. 고무마개로 사용하지 않을 때 막아 놓을 수 있어 좋지만 제품과 연결되지 않아 분실 우려가 있다. | 제공하는 무선 리모컨은 정말 편리하다. 5가지 메뉴 버튼으로 이전곡과 다음곡, 볼륨조절, 재생, 정지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설정하면 멀티미디어 관련 프로그램을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PC에 설정된 기본 음악 프로그램은 조작이 가능하다.
작은 크기에 유선형 타입 리모컨은 편리하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잃어버리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가구 틈이나 밑으로 들어가기도 쉽다. 또한 본체와의 디자인 통일성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Z-5는 소리를 내는 기본 기능에 충실한 PC스피커다. 홈시어터 기술과 내장 우퍼로 맑고 균형 잡힌 소리를 모든 방향에서 즐길 수 있는 기능은 유용하다. 또 전원과 오디오 케이블을 통합한 USB와 무선 리모컨, 연장선도 편리하다. 어디에 둬야 효율적인지에 대한 고민만 해결된다면 블루레이나 HD급 콘텐츠를 즐기기에는 유용한 제품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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