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4일 화요일

공중 무선랜 사업 '갈길 멀다'

공중 무선랜 사업 '갈길 멀다'
 
특급 인터넷 인프라와 비싼 이용료 등이 서비스 확산 막아
 
이장혁 기자 hymagic@zdnet.co.kr
2009.04.10 / AM 11:39
 
[지디넷코리아]가정이나 회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유선 인터넷을 다른 공간에서도 그대로 이용하고 싶은 요구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HSPA나 와이브로 등 이동통신 기술이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고속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이동 중에 인터넷을 하기 보다는 이동한 후 정지상태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려는 경향을 더 많이 보이고 있다. 게다가 와이브로나 WCDMA 이동통신망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비싼 이용료를 부담해야 하는 점도 사용자들이 무선 인터넷 접속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런 까닭에 이동 중 이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 기술보다는 무선랜 기술이 사용자들의 무선 인터넷 사용 패턴에 부합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무선랜 서비스 상용화 '탄탄대로'
 
가장 활발하게 공중 무선랜 서비스가 제공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공중 무선랜 서비스 제공자는 AT&T, T-모바일,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를 비롯해 보잉고(Boingo), 컴캐스트 등으로 다양한 통신사업자들이 공중 무선랜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이중 보잉고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공중 무선랜 인프라를 자랑한다. 전세계적으로 10만개 이상의 무선랜 핫스팟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해외에서도 별도의 로밍 비용없이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다.
 
AT&T도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레스토랑 체인이나 주요 공항 등에서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자사의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무료로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T-모바일의 경우에는 미국 지역에서 1만 개 이상의 핫스팟에서 무선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가정용 무선랜 핫스팟에서는 전화통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정에서 기업으로 무선랜 서비스를 확장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버라이존이나 기타 사업자들도 무선랜 서비스 제공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미국 사업자들은 자사의 인프라는 물론 타사의 인프라도 함께 이용해 고객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무선랜 도입에 적극적이다. 이미 지난 2005년 일본은 공중 무선랜 서입스 'D-cubic'을 선보이며 동경 JR선 야마노테센 열차가 지나는 지역의 80%를 무선랜으로 커버할 수 있게 했다. 또 '무선랜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NTT브로드밴드플랫폼도 9만 평방미터 지역을 9대의 AP로 커버하는 계획을 밝히며 공중 무선랜 서비스 도입에 나서고 있다.
 
도코모도 'Mzone'이라는 공중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해 공항, 카페, 레스토랑, 도코모 � 등 일본 내 6,700여 무선랜 AP를 통해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동경 및 다른 대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 무선랜 상용화 '갈 길 멀다'
 
무선랜은 일반적으로 ADSL 수준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상당수의 국가들은 인터넷을 접속하기 위해 무선랜을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으며, 유럽의 경우에는 이동통신과 무선랜을 결합한 유무선통합(Fixed Mobile Convergence : FMC)서비스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지난 2002년부터 본격적인 공중 무선랜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네스팟'이 이러한 무선랜 서비스다. 네스팟은 2005년 5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전망이 밝았지만 차츰 지속적으로 가입자 수가 감소하면서 2007년에는 10만 명이 감소한 40만 명 이하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난 2002년부터 'WiNet'이라는 공중 무선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저조한 실적과 와이브로 서비스 중복투자 문제로 2007년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무선랜 상용화에 큰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정부는 지난 2005년과 2006년 사이, 지역 공중 무선랜 서비스(Municipal Wi-Fi)를 통해 대부분의 구청 및 도서관 등 공적 시설에서 무료로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유비쿼터스 도시 기반 시설로 시범적으로 강남역 거리에 무선랜 설비를 구축해 언제 어디서든 사용자들이 무선랜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송도 국제도시를 비롯해 부산, 판교 등 무선랜을 도시 기반 인프라로 구축할 예정으로 공중 무선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선랜,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해야
 
국내에서 무선랜 시장이 자리 잡지 못한 이유는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가와 지역에 따라 이러한 인프라가 발달하지 못한 곳에서는 필수불가결하게 무선랜 등의 통신 기술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 전역에는 대부분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려 있기 때문에 무선랜 시장이 성장하지 못했다.
 
또한 비용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와이브로나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인터넷을 하려면 일반 유선 인터넷보다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하듯, 네스팟과 같은 국내 무선랜 서비스 역시 별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외에도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나 정부는 공중 무선랜 서비스가 기존 음성 및 데이터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면서 공중 무선랜 서비스 활성화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와이브로 사업과 무선랜 사업은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렇든 다양한 이유로 무선랜 서비스가 자리 잡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무료로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노트북이나 넷북, 그리고 스마트폰 등을 통해 무선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무선랜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비용문제와 지역적 한계가 가장 큰 요인이다"며, "이통사나 정부는 무선랜 서비스가 타 서비스를 잠식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유럽의 FMC처럼 상호 보완적인 구조로 무선랜을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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