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1일 화요일

<과학> 남극서 200만년 된 미생물 군체 발견

연합뉴스 기사전송 2009-04-17 10:26 최종수정 2009-04-17 10:29

(서울=연합뉴스) 살아있는 타임캡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신종 미생물 군체가 150만~200만년 전부터 남극의 빙상 밑에서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하버드대학 질 미커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사막으로 알려진 남극대륙 맥머도 드라이 밸리의 유일한 빙하인 테일러 빙하 끝 블러드폭포에서 채취한 물 표본을 분석한 결과 산소 없이 살 수 있는 미생물들이 발견됐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피처럼 붉은 폭포 모양 지형에 간헐적으로 흘러 내리는 불그스름한 물 속에서 발견된 미생물들은 빙하 밑 황화합물을 이용해 암반에서 철분을 흡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곳의 얼음층이 너무 두껍고 빙하 가장자리에서 너무 멀어 미생물 서식지까지 뚫고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이 미생물이 서식하는 얼음 밑 연못의 지름이 약 5㎞이며 150만~200만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이 미생물은 오늘날 바다에서 발견되는 미생물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학자들은 이것이 한때 피요르드 지형이나 바다에서 대규모 개체군을 이루며 살다가 해수면이 낮아질 때 분리돼 빙하로 덮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이는 150만년 동안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면서 "신기하게도 이곳의 생물 종은 현대의 생물종들과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르다. 이는 아마도 그처럼 오랫동안 혹독한 환경에서 생존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미생물이 살고 있는 빙하 밑 물의 온도는 영하 10℃이지만 일반 바닷물에 비해 염도가 3~4배나 높아 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소금물 연못은 지구 역사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타임캡슐"이며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 독특한 환경을 더 연구하면 화성의 빙관 밑이나 목성 위성 유로파의 얼음으로 덮인 바다 속처럼 태양계의 다른 얼음행성에서 미생물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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