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 2009-03-06 오후 5:07:58 지면발행 : 2009년 3월호 36쪽 ]
특정 애플리케이션 노린 FPGA 대거 출시
다양한 제품군 장점 앞세워 주력 시장 노크
FPGA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한 달 새 주요 FPGA 업체들이 연이은 제품발표를 통해 시장 강화를 외치고 있는 모습이 심상찮을 정도다. 이런 뜨거운 열기는 파운드리 업계에서도 감지된다. FPGA 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자일링스와 그 뒤를 쫓고 있는 알테라가 40나노 공정의 FPGA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발표하면서 미세공정 선두 다툼은 이제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번질 정도다.
40나노 공정에 대한 발표는 알테라가 먼저였다. 작년 5월에 발표한 업계 최초의 40나노 FPGA와 HardCopy? ASIC에 대한 알테라의 선언은 업계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불러왔다. 65나노 공정 이후 45나노 공정으로 가리란 일반의 예측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알테라코리아의 임영도 전 지사장은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40나노에서 나오는 첫 번째 반도체가 될 것 같아 의미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예측한 것보다 빨리 발표된 40나노 공정은 FPGA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자일링스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자일링스는 지난 2월, 한국에서 진행된 자사 25주년 기념식에서 40나노 공정의 버텍스-6 제품을 발표하면서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이미 자존심에 금이 간 상태였다.
선두 업체들, 40나노 공정 경쟁
이처럼 경쟁 업체 간의 미세공정 선도화는 FPGA 시장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선택’을 FPGA 사용자들에게 안겨준다. 다양한 제품군이 놓여 있으니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먼저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 첫 번째로 ASIC의 입지가 계속 좁아지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에 의하면 2008년 FPGA 디자인과 ASIC 디자인의 비율이 25:1로 FPGA가 월등히 높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런 영향으로 전통적인 FPGA급 애플리케이션 시장과 ASIC 또는 ASSP급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중간에 걸쳐 있는 디스플레이나 보안감시 분야의 시장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FPGA의 선호도 증가는 비용 문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지난달에 열린 자일링스 25주년 기념식에서 빈센트 통 전세계 품질 및 신제품 출시 담당 수석부사장은 “현재와 같은 경제상황이나 소비자 수요의 급격한 변화를 봤을 때 더 많은 시장이 더 빠르게 프로그래머블을 받아들이는 팁핑 포인트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단순히 수익구조 악화만이 아니라 불확실한 경제 전망이 FPGA의 성장세에 불을 당기는 형국인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레디’로 고객에게 다가서는 자일링스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는 자일링스는 “지금은 프로그래머블이 필수화되는 전환점에 다가섰다”며 40나노 공정을 적용한 버텍스-6 FPGA 제품군과 저전력 45나노의 스파르탄-6 FPGA 제품군을 지난달에 출시했다. “ASIC이나 ASSP 업체들로부터 다소 외면을 받는 시장이 우리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자일링스는 “아무리 환경이 급변한다 하더라도 이에 대응하는 기술혁신이 없었더라면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애플리케이션 레디’ 형태의 제품이 자사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자일링스에 따르면 이러한 시장상황에 맞춰 제공하는 새로운 제품군이 버텍스-6와 스파르탄-6라고 한다. 버텍스-6는 고성능에 초점이 맞춰진 제품으로 ASMBL 아키텍처를 사용한 40나노 공정이 적용됐으며 높은 대역폭과 저전력 시스템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자일링스의 플래그쉽이 되고 있다. 반면 스파르탄-6는 대량생산과 비용 측면에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45나노 공정, 9메탈 레이어, 듀얼 옥사이드 기술로 제조됐다. 스파르탄-6는 고속 커넥티비티를 제공하며 컨수머, 오토모티브, 보안감시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가격과 전력, 성능이 최적의 균형을 이룬 제품이라고 한다.
스파르탄-6 제품군은 두 개의 하위 제품군 LX와 LXT로 구성돼 있으며, 버텍스-6 제품군은 3개의 LXT, HXT, SXT의 하위 제품군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 제품은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각각 해당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한 방향으로 출시됐으며, 이 다섯 개의 하위 제품군으로 시장 공고화에 앞장설 것이라는게 척 트랄카 제품마케팅 시니어 디렉터의 설명이다.
트랜시버 강조된 알테라 제품군
자일링스보다 앞서 40나노 공정의 FPGA를 발표한 알테라는 당시 발표한 스트라틱스-4 GX를 확장시킨, 하이엔드 트랜시버를 장착한 스트라틱스-4 GT와 저가 제품인 아리아-2 GX를 선보였다.
스트라틱스-4 GT는 고성능 FPGA로 11.3Gbps 트랜시버를 내장한 업계 최초의 FPGA이며 통신 시스템, 하이엔드 테스트 장비 및 군용 통신 시스템과 같은 40G 및 100G 애플리케이션에 특화돼 있다. 아리아-2 GX는 최저전력 3.75Gbps 트랜시버 제품으로 저비용과 저전력으로 PCIe 및 기가비트 이더넷과 같은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알테라의 데이비드 그린필드 제품마케팅 수석이사는 “트랜시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다양한 시장에서 40나노 프로세스를 이용한 스트라틱스-4 GT와 아리아-2 GX는 하이엔드부터 로우엔드까지 포트폴리오를 이루며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CPLD 시장에서 줄곧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래티스 반도체는 자일링스와 알테라의 선두 다툼에서 다소 떨어져 저가화를 앞세워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 발표한 ECP3는 2004년 처음으로 ECP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 ECP2M을 통해 로직 사이즈와 임베디드 메모리를 확장한 것에 더해 이번에는 로직 및 메모리 사이즈를 늘린 것뿐만 아니라 DDR3 인터페이스 및 SERDES 3.2Gbps 채널까지 지원되는 제품으로 저가에서 고성능을 구현하는 제품이다. 눈여겨 볼 것은 아무래도 선두 업체를 의식해서인지 래티스는 제품 발표 내내 ‘저가’를 내세웠다.
시드하르타 모한티 매니저는 “래티스의 FPGA는 저가의 패브릭에서 출발해 높은 성능과 기능들을 추가하는데 비해 타사 제품들은 하이엔드 제품에서 어떤 구조나 기능들을 제거하면서 가격을 낮췄기 때문에 기본적인 가격 구조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력과 관련한 디자인에 신경을 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전력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래티스, 저가 고성능 제품 공략
자일링스는 삼성과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시장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에 이어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시장이기에 삼성과의 파운드리 계약은 한국 시장에 대한 활동 영역을 높이는 효과와 더불어 안정적인 공급 루트를 제공받으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기존의 UMC에 더해 삼성의 파운드리 추가는 통신부터 항공까지 다양한 고객사들의 요구를 받는 자일링스에게 하이볼륨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며 자일링스가 기대하는 부분이다.
알테라는 자일링스와 달리 트랜시버의 기능을 강조하는 점이 비교된다. 이는 곧 알테라가 향후 시장 전망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점차 대용량의 데이터 전송이 필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FPGA의 대역폭도 증가돼야 한다는 것이 알테라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발표된 스트라틱스-4 GT는 물론 아리아-2 GX는 알테라의 트랜스퍼 포트폴리오를 충실히 따른 제품들로 평가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트렌드는 어떤 세그먼트에 있던지 각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대역폭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알테라의 데이비드 그린필드 수석이사는 시장 흐름에 따라 알테라도 이에 맞춰 트랜시버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알테라의 40나노 공정 발표에 대해 관계자들은 ‘치킨런’ 게임을 말한다. 미세공정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승부라는 것이다. 그런 만큼 리스크도 크지만 최대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철저한 선행 시장 조사와 전문가들의 의견, 소비자 반응 등을 꼼꼼히 체크한다고 한다. “경쟁사끼리 서로간의 자존심 싸움도 한몫하는 게 사실이다. 누가 먼저 발표했냐 라는 게 시장에 영향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알테라코리아의 이명환 이사의 귀띔이다. 이러한 공정 경쟁에서 알테라는 15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해온 TSMC와의 끈끈함을 강조한다. 오랜 세월동안 기술적 파트너로서 같이 협업해 왔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고 제품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면에선 경쟁사보다 앞서 있다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FPGA 시장 확대 지속될 듯
한편 래티스도 40나노 공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실천에 옮길 태세는 아니다. 흐름을 무시할 수 없기에 미세공정에 대한 준비는 하겠지만 현재의 65나노 제품들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향상된 가격구조와 전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현재의 65나노 프로세스가 지금으로선 최적이라고 판단하는 탓이다. “40나노 공정은 신흥 시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시장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본 후에 진행할 예정”이라는 것이 한범석 래티스 한국 지사장의 언급이다. 대신 15년간 리더십을 유지해 온 CPLD에 대한 R&D 투자를 지속하면서 FPGA 시장에도 주력할 것이라는 게 그가 말하는 래티스의 방향이다.
통계에 의하면 FPGA 시장 규모는 약 4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경제 불황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IC화 비용의 급증 및 각 업체들의 차별화 정책은 FPGA 시장이 꾸준히 확대될 것이란 손쉬운 예측을 가능케 한다. 확대되는 시장 규모 이면에는 미세공정에 대한 선두 다툼, 각 애플리케이션에 특화된 제품, 저비용과 저전력, 그리고 자존심까지 도마 위에 올려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FPGA 업체들의 소리없는 싸움이 진행 중이다. 이제껏 내리막길을 걸어본 적이 없는 FPGA 시장에서 그들의 싸움이 자못 흥미롭다. <김의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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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1: http://embeddedworld.co.kr/article/view.asp?article_idx=9022
출처.2: http://embeddedworld.co.kr/pdf/2009/200903/0220090303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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