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9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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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호 "푼돈으로 목돈 만드는 4개 통장의 비밀?"

입력시각 : 2009-04-27 18:38

서점가에는 불황이 되면 재태크 서적이 팔리지 않는다는 징크스가 있다. 하지만 이런 속설을 보기 좋게 깨고 지난해 연말부터 베스트셀러 작가 꼬리표를 추가한 이가 있어 화제다. 재태크서적 '4개통장'의 저자 고경호 씨가 그 주인공이다.

고경호 씨는 지난해 연말 '4개통장'이라는 책을 발간, 3주만에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해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

고씨의 직업은 CFP(국제재무설계사)이다. 7년여간 보험업계에서 일해온 그는 현재 회사에서 교육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가기 앞서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하자 그는 망설임없이 책표지에 적혀있는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재테크 방법'이라고 전한다.

고씨는 "보험업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재테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쉬운책이다"며 "사실, 나는 큰 수익을 내는 재테크를 잘하지 못한다. 그저 알뜰살뜰하게 계획해고 실천해오던 나와 내 아내가 해오던 재태크 방법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10년차 …아직도 꿈찾아 삼만리

고씨는 직장생활 10년차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금융계에 종사한 것은 아니다.

대학시절 그는 항공우주공학과를 전공했고, 첫 직장으로 제약회사를 다녔다. 그가 대학을 졸업한 후 처음 취직을 한 것은 1999년도. IMF 여파가 남은 당시에도 취업은 지금만큼이나 어려웠을 때였다.

고씨는 "취업하기 어려울때 무사히 직장을 다니며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는 것은 무척 감사한 일이였다. 하지만 2년쯤 근무하다 보니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었다"며 "제약회사에 사표를 내고 나와 잠시 증권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 우연히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험설계사일은 절대 쉬운 직업이 아니였다. 고경호씨는 영업을 위해 수없이 많은 회사를 방문했고, 정말 많은 사람에게 보험관련 상담을 하기위해 서울시내를 떠돌아야 했다. 그렇게 일을 하다보니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느낀 고씨는 다시 재무설계일을 시작, CFP자격증을 취득했다.

'첫 직장을 계속 다녔으면 어떻게 지내고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고씨는 "지금도 가끔 생각한다. 그때 첫 직장에 계속 내가 안주했었더라면 과연 만족하고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 계속 불평 불만을 늘어놓고 있지는 않을까"며 "나는 내 꿈을 계속 생각해고 고민하는 사람이다. 나는 이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다. 그래서 지금도 다른 내 생활을 위해 끊임없이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고 있다. 내 최종 꿈은 돈 관리 코칭 전문가이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상담업무를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찾아다니다 보니 다른생각을 하게 됐다. 정말 재테크 상담이 필요한 사람이 나를 찾아온다면 더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래서 5년 전쯤부터 책을 낼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시작된 고씨의 집필은 2008년 초반에 시작됐고 1년만에 책이 출판됐다.


◆재테크? 용돈부터 만들어라

"이력을 봐도 알수 있듯이, 나는 처음부터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였다. 대학시절 전공도 전혀 관계없을 뿐만 아니라 결혼 전 몇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나는 별 생각없이 돈을 썼고, 결국 많은 돈을 모으지 못한 상태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고씨가 재태크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결혼이후였다. 돈을 충분히 모으지 못하고 결혼한 고씨는 하루종일 햇빛이 전혀 들지않는 10평짜리 다가구 주택에 신접살림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고씨의 아내는 '돈을 무조껀 아껴쓰자'는 생각의 소유자였다.

"아내는 나에게 용돈을 타서 쓸 것을 권유했다. 가끔 후배를 만나면 밥을 사주기도 하고 생활하는데 있어서 불편함없이 돈을 써오던 나에게 아내의 제안은 몹시 파격적인 것이였다. 그래서 처음에 나는 아내의 뜻을 따를수 없다고 완강히 거부했다. 하지만 햇�이 들지 않은 깜깜한 신혼집에서 나는 '내집을 꼭 갖고 싶다'라고 간절히 생각했었고, 결국 난 아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제한된 용돈으로 한달을 버티는 것은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였다.

"돈을 아끼는 일은 누구에게나 쉬운일은 아니다. 특히 나처럼 돈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던 사람이 갑자기 생활비를 줄이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신용카드 사용을 모두 없앴다. 아내가 주는 용돈을 통장에 넣어두고 체크카드로 사용했다."

고씨는 처음에는 용돈으로 한달을 살아가는 것이 짜증나고 힘이 들었지만 지금은 절약이 습관처럼 됐다고 전했다.

'절약'이 습관이 된 고씨에게 가장 많이 도움이 된 것은 '용돈통장'이였다. 아내는 한달에 한번씩 고씨의 용돈통장으로 돈을 입금시켜줬고, 이 통장에 체크카드를 만든 고씨는 통장에 있는 돈만을 사용했다. 그래서 돈을 아끼기 위한 가계부 쓰는 등 다른 노력은 필요가 없었다.

돈의 한도액이 정해져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통장을 자주 확인하게 됐고, 하루에 얼마를 사용하는지 파악이 됐다.

고씨는 "돈을 아끼기 위해서는 지출할 곳과 지출하지 않아도 될 곳을 구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출을 통제하라는 말은 무조건 아끼고, 돈을 쓰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필수적인 지출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여 낭비요인을 제거하고, 매월 일정한 돈으로 살아가는 습관을 가지라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충분히 저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절약의 노하우를 말했다.


◆목돈을 만드는 포트폴리오 만들기?

"책을 읽은 독자들이 가끔 '10억이 생기면 어떻게 사용하겠느냐' '사회 초년생인데 100만원정도를 저축하는 포트폴리오를 세워달라'는 질문을 해온다. 그럴때면 정말 대답하기가 너무 난감하다. 돈을 모으고 싶은 개개인의 마음은 모두 같지만 그들의 처한 환경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100만원을 버는 사람이라도 집안에 부양해야하는 가족이 있는 경우와 여유로운 상태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사람의 경우, 같은 방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는 집이 필요해서 돈을 모을 것이고, 미혼자의 경우에는 결혼자금을 위해 돈을 모을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돈을 모으는 '목적'에 있다.

신혼부부의 경우 내집마련이 꿈이라면 청약통장을 적극 활용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 것이고, 결혼자금을 위해 돈을 모으는 미혼자의 경우에는 기간을 정해놓고 목돈만들기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개개인의 다른 '목적'들에도 불구하고 돈 모으기의 큰 틀은 '4개통장'으로 나눠질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통장관리법은 매우 심플하다. 책의 제목과 같이 통장을 4분류로 나눠 관리 하기만 한다. 급여통장과 소비통장, 예비통장과 투자통장이 바로 그것이다.

급여통장은 말 그대로 급여 수령 및 고정 지출 관리용이고, 소비통장은 변동 지출을 관리하는 용도이다. 예비 자금 관리용인 예비 통장과 투자 관리를 위한 투자 통장이 모여 '4개 통장' 이 된다. 이는 특정 금융상품의 명칭이 아니라 각 통장에 용도별로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많은 분들이 급여통장에서 용돈에서 저축 자동이체까지 모든것을 해결하려는 것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이것은 옳지 않다. 급여통장은 말 그대로 급여를 수령하고 카드값 등 고정 지출을 관리하는 통장일 뿐이다. 소비통장은 앞서 말한듯이 용돈통장으로 활용하면 된다. 예비통장은 혹시모를 예비적인 상황에 비교적 돈을 쉽게 빼고 넣을 수 있는 목적의 통장이고, 투자통장에는 목돈마련을 위해 좀더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다. 돈을 모으기 위해 통장의 목적을 4개로 나누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고씨는 투자통장을 강조했다. 투자통장은 목돈마련을 위해 불려나가는 돈의 개념인데, 이중 꼭 필요한 케이스가 '노후설계 비용'과 '자녀의 학자금'이라고 전했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노후와 자녀의 학자금을 위해 목돈이 필요한 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므로 두 가지 경우를 위한 확실한 대비가 필요하다.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노후설계를 위한 최소한의 비용은 총 저축액의 20%라고 생각한다. 또 나에게 10억이라는 돈이 갑자기 생긴다면 이중 3억 정도를 연금보험에 들것이다. 총 금액의 30%를 당장필요하지 않은 노후를 위해 둔다는 것은 굉장한 의미이다. 또 나는 지금도 딸의 학자금 비용을 위해서 15년기간을 잡고 목돈을 모으고 있다."

노후설계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묻자 그는 "돈을 굴리면서 더 높은 이자를 낼 수 있는 방법도 있겠지만, 10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에 그 돈을 적정한 이율에 보장받을수 있는 방법으로는 보험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보험은 계약기간 전에 해지하면 손해가 날 수도 있지만, 20년 이상의 기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재테크는 한걸음씩…

투자를 위한 좋은 재테크 방법을 묻는 질문에 고경호씨는 "단기적인 수익률을 따지지 말고 장기적인 시선을 가지고 보험에 가입하거나 펀드나 주식을 할 것을 권유한다. 또 주식을 살 경우에는 반드시 우량주를 사도록 해라"고 답했다.

고씨는 "요즘같이 경기가 불안할 때라면 더욱 그렇다. 내 경우 노후자금과 학자금 외에 나머지 40%를 연금보험과 주식형 펀드에 넣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게 때문에 고씨는 주가가 매일매일 오르고 떨어지는걸 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장기간으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 지수를 체크하는 일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고씨는 "계단은 한계단씩 가야 편하게 오를 수 있다. 두 세계단씩 뛰어가면 빨리 갈 수는 있지만 숨이 빨리 찰뿐 아니라 자칫하면 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많은 이들이 재테크 상담 장소로 은행을 꼽고 있는것에 대해 고씨는 "은행에 있는 직원들은 굉장한 프로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고객에게 배려할 수 있는 상담의 시간이 정말 부족하다"며 "재테크에 상담을 원한다면 차라리 보험업계나 전문 재무 설계사를 추천한다. 요즘은 전문적인 재무상담을 위한 GA회사들도 많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아니라면 요즘 모네타나 제로인, 펀드닥터 등 재테크 관련 사이트를 자주 들여다 보는 것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라며 노하우를 전했다.


◆"어렵게 번 돈, 관심을 가져라"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많은 이들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부탁하자 고씨는 "돈을 벌기는 정말 어렵다. 또 매일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편하게 돈을 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며 "내가 만난 수많은 고객들에게 '얼마를 버십니까. 얼마를 쓰십니까. 얼마를 저축하고 있으십니까'라고 질문하면 10명에 7,8명은 대답을 못한다. 내생각에 이들은 자신이 어렵게 번 돈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모아가는게 올바른 방향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내가 생각하고 있는 '돈의 액수와 상관없이 먹고 살기 위해 일을 안해도 되는 상태'와 '많은 돈이 되던 안되던 간에 내가 즐겁게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위의 두가지 경우에 다 해당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 많은 분들이 제 책을 읽고 자신의 돈을 소중히 할 수 있는 관심을 갖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뉴스팀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사진 양지웅 인턴기자 yangd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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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hankyung.com/200904/20090424248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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